백유경68 백유경(13) - 거울에 비친 자신 너무나도 가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빚을 졌지만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빚쟁이들의 독촉이 심해지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도망치자.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숨어 지내자.’ 그리하여 그는 오고 가는 사람 없는 한적한 들판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는 가난도 싫고 빚을 졌다는 사실도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빚쟁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살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동서남북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곳을 마냥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황망한 마음으로 들판을 헤매던 그의 눈에 뭔가가 들어왔습니다. 호기심에 가득 차 다가간 그는 물건의 정체를 알아본 순간 기절초풍하였습니다. 그건 바로 보물이 가득 찬 상자였습니다. 보물은 상자 밖으로까지 넘쳐 났습니다. 그는 눈을 의심했습니.. 2023. 9. 15. 백유경(12) - 음식을 급하게 먹는 남편 옛날 북인도에 살던 사람이 남인도에 사는 어느 여인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남편을 위해 밥상을 차렸는데, 남편은 늘 음식을 급하게 먹었습니다. 그의 남편은 음식이 뜨거우나 맵거나 상관하지 않고 너무 급하게 음식을 먹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보다 못한 아내가 이상하게 여겨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음식을 빼앗아갈 사람도 없는데, 당신은 왜 매번 그렇게 음식을 빨리 드십니까?" 남편은 웃으면서 대답하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비밀스러운 일이요. 그러니 당신에게는 그 비밀을 가르쳐줄 수 없소." 아내는 남편이 비밀이라는 말에 더욱 궁금증이 생겨 다시 물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한평생 함께 살아야할 부부인데 비밀을 밝힐 수가 없다고 하니 그러고서야 내가 당신과 함.. 2023. 9. 13. 백유경(11) - 아내의 코를 자른 남자 옛날 어느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얼굴이 매우 아름다웠으나, 코가 좀 흉하게 못생겼습니다. 그 어리석은 사람은 밖으로 나가 남의 부인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남의 부인은 매우 아름답고 그 코도 매우 예쁜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저 코를 베어다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내 아내가 참 예쁘겠구나.' 그리하여, 그는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아름다운 남의 부인의 코를 베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급히 자기 아내를 불렀습니다. "여보! 당신 빨리 나오시오. 당신한테 예쁜 코를 주리다." 그는 자기 아내가 나오자 자기 아내의 흉한 코를 칼로 베어내었습니다. 그리고, 남의 부인의 코를 그 자리에 갖다 붙였습니다. 그러나, 코는 그 자리에 붙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기 아내의 코.. 2023. 9. 11. 백유경(10) - 꿀을 태워버린 남자 옛날에 바위 틈이나 벼랑 위에 벌이 만들어 놓은 검은 꿀(석밀, 石蜜)을 따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집에서 자신이 딴 검은 꿀을 솥에다 넣고 불 위에 얹어 놓고 달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집에 친한 친구가 찾아 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친구에게 자신이 달이고 있던 검은 꿀을 주려고 생각했습니다. ‘내 친구에게 맛있는 꿀을 준다면 이 친구가 좋아하겠지!’ 그런데, 그는 달이고 있는 꿀을 빨리 식게 하기 위해 불 속에다 물을 조금 떨어뜨리고는 부채질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불은 부채 바람에 의해 더욱 활활 타서 마침내 솥을 태워버리고 꿀조차 못쓰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 모습을 옆에서 본 친구가 말했습니다. “친구여! 밑불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부채로 부친다고 불이 식겠는가?” 사람들은 이 모습을.. 2023. 9. 9. 이전 1 ···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