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68 백유경(9) - 자기 허물을 모르는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방 안에 앉아서 밖에 있는 한 사람의 흉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두 가지 허물이 있다. 첫째는 화를 잘 내는 것이요, 둘째는 일을 경솔히 하는 것이다." 그때 문 밖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그 사람은 화를 내면서 방에 들어가 그의 멱살을 움켜잡고는 주먹으로 때리면서 욕했습니다. 그때 함께 있던 사람이 물었습니다. "왜 때리는가?" 그는 대답했습니다. "내가 언제 성을 잘 내며 경솔했기에 이 사람이 나를 흉보는가? 그래서 때리는 것이다." 함께 있던 사람이 말했습니다. "네가 화내기를 좋아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는 것을 지금 바로 나타내 보여주었다. 그런데 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가?" ------------------------- 1. 세가지 독(삼독) 불교에서.. 2023. 9. 7. 백유경(8) - 3층 누각을 지으려는 어리석은 부자 아주 어리석고 미련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떤 부잣집에 가서 3층으로 세워진 누각을 보았습니다. 그 누각은 높고 넓으며 웅장하고 화려하며 시원하고 밝았습니다. 그는 무척 부러워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 재물은 저 사람보다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나는 지금까지 이런 누각을 짓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곧 목수를 불러 물어 보았습니다. “저 누각처럼 아름다운 누각을 지을 수 있겠는가?” 목수는 대답하였습니다. “저 누각은 제가 지은 누각입니다.” “지금 나를 위해 저런 누각을 지어라.”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지었습니다. 목수가 벽돌을 쌓고 집을 짓는 것을 보고 어리석은 부자는 의혹이 생겨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누각을 지으려고 하는가?” “3층으로 된 누각을 지으려고.. 2023. 9. 5. 백유경(7) - 두 아들을 죽인 아버지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일곱 명의 아들을 두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첫째 아들이 먼저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아들이 죽은 것을 보고도 장례를 치르지도 않고 그대로 집에 버려 둔 채 길을 떠나려 하였습니다. 그것을 본 이웃 사람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아들이 죽었으면 장례를 치루는 것이 마땅한데, 당신은 왜 죽은 아들을 집에 버려 두고 육신을 썩게 내버려 둔 채 길을 떠나려고 하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만약 집에 그대로 두지 않고 장례식을 꼭 치루어야 한다면 아들 하나를 더 죽여서 머리 두 개를 메고 장례를 치르는 것이 더 멋있게 보일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곧 다른 아들 하나를 더 죽여 각각 양손에 두 아들의 머리를 메고는 먼 숲에 가서 두 아들의 장례를 .. 2023. 9. 3. 백유경(5) - 강물을 보고도 물을 못 마신 어리석은 사람 옛날 아주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길을 걷다가 매우 목이 말라 물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몹시 더워 갈증이 난 그는 강물 위에 피어오른 아지랑이를 보고 강을 발견하고 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강에 이르러서는 그저 강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 도무지 물을 마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옆 사람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몹시 목이 말라서 물을 찾더니 지금 강에 와서는 왜 물을 마시지 않습니까?" 그는 대답했습니다. "물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다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서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크게 비웃었습니다. "쯧쯧..물이 너무 많아 다 마실 수 없어 못 마신다면 그대로 목이 타서 죽을 수.. 2023. 9. 1. 이전 1 ··· 13 14 15 16 17 다음